Living in two time zones

Assessment from Emmersion by Rosetta Stone

요즘 미친듯이 일하고 있다. 통역 말고는 다른 낙이 없어서 동부시간으로 9-7시에는 냥이들 챙기고 밥먹고 낮잠자고 책 읽는 것 외에는 계속 일한다. 현재 일하는 V, G 두 곳 외에, E 회사는 원래 근무 시작일이 3월말이었는데 drug screening 소변 검사하고 회사 컴퓨터를 우편으로 받아 일해야 해서 뉴욕에 돌아간 이후인 4월말로 시작일을 연기했다. T와 C는 링트인으로 리크루터한테 연락이 와서 지원했고 어젯밤에 C를 위한 영어 테스트를 했다. 어제 너무 너무 우울해서 뭔가를 강박적으로 해야한다는 생각에 아무 준비도 없이 시험봤는데 은근히 어려웠고 open question 3개 중 3번은 마우스 클릭 잘못해서 스킵했는데도 결과가 잘 나와서 놀랐다. 회사 J는 보수가 센 곳으로 3년 경력, 자격증 등 까다로운 조건들을 요구하는데, 마침 이번에 한국통역사 공고가 떠서 지원했더니 일사천리로 진행되어 바로 onboarding 오리엔테이션하고 다음 주에 test call만 하면 된다. 나의 실제 의료 통역사 경력은 2년도 안되는데 예전 정형외과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했을 때 한국 환자들 잠깐 통역했던 걸 경력으로 포장했더니 통했다ㅎㅎ 점점 취업 요령이 늘고 있어서 뿌듯하다. 한국어가 통역 수요 top 5 언어 중 하나인게 너무 다행이다. 조만간 AI가 이 분야를 장악할 때까지 열심히 일해서 경력 쌓고 돈벌어야지!

고객이 대부분 미국에 있다보니 제일 전화를 많이 받는(=돈 많이 버는) 시간대가 뉴욕 동부 시간으로 9am-7pm, 여기 Cabo는 3시간이 느려서 6am-4pm이다. (3월초까지는 시차가 2시간이었는데, 섬머타임 daylight saving time 시작하면서 3시간차가 됐다ㅠㅠ I HATE DST. 트럼프가 처음엔 없앤다고 해서 좋아했는데 그 사이 마음이 바껴서 없어질지 불투명한 상태ㅠㅠ 아 정말 트럼프, 인생에 도움이 안된다) 일 시작하려면 깜깜 새벽 6시 전에 일어나야한다. 체질에 안맞는 아침형 생활을 하는게 아무래도 무드에 안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 같은데 일하고 싶으니 어쩔 수 없다. 그래서 식사 시간, 잠자리에 드는 시간도 다 뉴욕시간으로 맞추려고 하는데, 일은 뉴욕시간으로 하면서 자유시간은 현지 시간으로 즐기는 맥스가 문제다. 그놈의 선셋(현지 6시반)이 뭐가 그리 중요한지, 난 늦어도 5시(뉴욕시간 8시) 전엔 저녁을 먹어야하는데 이 사람은 해 지기 전엔 저녁 먹기 싫다고 하니 잠을 늦게 10시(뉴욕 새벽 1시) 이후에나 자게 된다. 평일엔 같이 저녁을 안먹으니 그나마 괜찮은데 같이 외식하는 금토일 저녁엔 내 생활리듬이 흐트러진다.

또 예상치 못한 문제가 이 새 숙소로 이사하자마자 발생했다: 맥스의 친구 R이 우연히 여기에 놀러왔는데 숙소가 알고보니 같은 아파트 단지다. 게다가, 떠나는 날도 우리랑 같다! (다행히 같은 비행기는 아니다. 그는 캔쿤행) 이게 문제인 이유는, 난 그랑 시간을 보내고 싶지 않은데 어쩔 수 없이 봐야한다는 것. 그래서 일주일에 2번 정도로, 내가 원하는 활동만으로 어울리는 것을 제한하려고 한다(예를 들면, 외식을 같이 한다든지, 집 근처에서 수영을 같이 하든지). 그가 우리집에 놀러오는 것, 차에서 장시간 같이 있는 것은 최소화. 미국인들을 참을 수 없는 내가 이상한거겠지? Whatever. 맥스는 왜 좋아하(했)는지 모를 일이다. 맥스가 그랑 거의 매일 만나면서 나를 덜 귀찮게하는 건 좋은데, 그를 위해 같이 장보고, 내가 만든 파스타 소스 나눠주고 이런건 짜증난다. 거기다 그저께 같이 외식했는데, 내내 기침을 어찌나 하던지, 자기 말로는 감기는 오래전에 걸려서 다 나았다는데, 기침 정도로 봐선 나은 것 같지 않았다. 그런데 며칠전에 수영같이 하면서 R의 snorkel (입에 물고 숨쉬는 tube!) 물이 샜을 때 맥스가 내 것을 빌려줬단다! 맥스가 세제로 깨끗이 씻었다곤 하는데, 만약 그거 때문에 아프게 되면 으....정말 폭발할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