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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역 - 우연, 이민자 애환
    New York 2023 - 2023. 8. 25. 10:04

    전화 통역하면서 적는 노트, 왼쪽편은 이미 사용한 것들, 오른쪽편은 폐지 재활용해서 앞으로 사용할 것들을 미리 접어두었다 (그림들은 맥스가 그린 것). 하루 5시간 일하면서 두 바닥 정도 쓰는 것 같다. 규정상 보안 목적으로, 이 노트들은 다 불태우도록--이 아니라, 파쇄하도록 되어있다.

     

    이제 통역일한지 1.5개월 되어가는데 아직도 재밌다! 매 통화마다 다른 주제와 다른 성격의 사람들을 대하니까 지루할 새가 없다. 물론 익숙해지는 것도 있긴 하다. 혈압, 당뇨 등 병력 확인하는 내용이 가장 흔하다보니 질문과 답이 뻔하지만 그래도 병명이나 약같은 것은 종종 모르는 이름이 튀어나오니까 내 glossary가 계속 늘어나는 중이다.

    신기한 현상이 있다. 나 또는 누군가가 어떤 분야에 대해 생각하거나 언급하면 그 다음날 꼭 관련 내용의 전화가 걸려온다. 트레이닝 막판에 실제로 전화를 받기 시작할 때, 트레이너가 나보고 어떤 분야 통역이 어렵게 느껴지냐고 해서 운전을 안하니까 자동차보험이라고 했는데, 그 다음날 처음으로 자동차보험 관련 전화가 왔다. 트레이너한테 이 얘길하면서 전화 배정이 어떻게 되냐고 물어보니 그냥 무작위란다. 근데 또 한번은 내 수퍼바이저가 의료 분야 참고자료로 주면서 안과 환자 전화를 받게 되면 눈 구조가 설명된 부분을 참고하라고 했는데, 그 다음날 정말 안과 전화를 받았다. 어제 두번째로 수퍼바이저와 통화하면서 화상통역에 대해 얘기했는데, 오늘따라 두 고객들이 비디오콜이 왜 아니냐고 물었다! 또 어제 911 통역을 언제쯤 할 수 있을까 속으로 생각했는데 오늘 처음으로 911 전화를 받았다. 다행히도 급박한 상황은 아니고, 한인 세탁소 주인 아줌마가 미국 고객과 다투다가 고객이 경찰을 불러서 1시간동안 통역했는데 팔이 안으로 굽어서인지, 이 한국분이 진짜 억울한 처지였고 나중에 너무 속상해서 엉엉 우시는데 나도 덩달아 눈물이 나왔다. 전화 끊고 나니, 내 경험 부족으로 통역을 주인분한테유리하게 해드렸었어야 했는데 잘 못한 것 같아 아쉽다. 못받은 돈 받으시고, 법적인 문제도 잘 해결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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