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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의, 남성 혐오
    New York 2023 - 2024. 9. 3. 11:16

    이 책을 오디오북으로 들었다. 제프리 엡스틴이라는 부자가 미성년자 강간, 성학대, 성매매를 한 것도 그렇지만 몇십년동안 경찰, 판검사들을 매수해서 교묘하게 처벌을 피한 행각이 기가 막힌다. 법 집행 기관이 법을 지키지 않으면 누굴 믿어야하나? 돈과 협박에 못이겨 순응한 소녀들도 답답하고 그 소녀들을 유인한 엡스틴의 여성공범자들, 희생자보다 상관의 명령에 힘을 잃은 여자 판검사들은, 같은 여자라는 점에서 더 실망스럽다. 엡스틴은 결국 재판을 앞두고 감옥에서 자살한 것으로 보도되었지만, 정황상 살인으로 보인다. 트럼프, 클린턴 등 거물급 정치인들과 유명 교수들과의 친분 때문에 그가 죽기를 바라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니. 그 말은, 이들도 미성년자 성관계 혐의가 있는게 분명하다는 뜻. 

    지금은 Catch and Kill을 읽고 있다. 여배우 미아 패로우와 우디 앨런의 아들(양아들로 잘못 썼다. 프랭크 시나트라의 아들이라는 말도 있어서 헷갈렸다. 진실이 궁금한데 친자확인검사 결과를 안밝히고 있다;; 워낙 미모라 우디 앨런이 아닌 것 같은데...) 저널리스트 Ronan Farrow가 Harvey Weinstein을 중심으로, 할리우드와 언론의 남성 중심 주의를 폭로했다. 자신의 누나가 어릴 때 우디 앨런에게 성적 학대를 당한 것도 언급이 되어있는데, 기가 막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진 뭔가 확실치 않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마이클 잭슨의 아동 성추문도 사실인가?)

    엑스맨 감독 Bryan Singer의 젊은(이라기보다 어린?) 남자들에 대한 착취도 이 희생자의 글(https://variety.com/2021/film/news/bryan-singer-blake-stuerman-1235136986/)에 가슴 아프게 묘사가 되어있다. 돈과 권력, 이 둘이 잘못된 사람(남자!)한테 주어지면 엄청난 악이 행해질 수 있다는 걸, 자꾸 상기하게 된다. 

    조금 다른 경우로, Alice Munro라는 저명한 단편소설가의 딸이 양아버지한테 성학대를 당했는데 딸이 성인이 되어 엄마(작가)한테 털어놓자 마치 남편이 바람피운 것처럼 자신이 희생자인양 화를 내고 딸 대신 남편을 선택했다는 사실이 최근에 밝혀져서 문단의 발칵 뒤집어졌다. https://www.nytimes.com/2024/07/09/books/alice-munro-reactions.html 그나마 이 작가는 지난 5월에 죽고 7월에 딸이 기고를 해서 운이 좋았다고 할까. 캐나다의 안톤 체홉(난 좋아하지 않지만)이라 불리고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니 소설은 읽어보고 싶지만 인간적으로 참 씁쓸하다. 

    이런 어두운 얘기들에 자꾸 파고드는 내가 이상한걸까? 글쎄, 일단, 나쁜 인간들은 재밌는 연구 대상이다. 성인군자는 지루하다. 왜 이런 행동을 할까? 어떤 어린 시절을 보냈는지? 궁금한게 많다. 앨리스 먼로의 경우, 본인의 명예와 이미지를 보호하기 위해 남편의 범죄를 눈감아준 것으로 보이지만, 이미 고인이 된 사람의 속을 알 수 없다. 자라면서 정신적 학대를 당한 사람으로서, 가해자(내 경우엔, 아빠)와 방관자(엄마)의 관계도 흥미롭다. 방관자의 삶이 가해자에게 전적으로 달려있기 때문에, 조치를 취하지 않게 되고 심지어 가해자를 돕는 공동 가해자가 되기도 한다. 그런데 이렇게 선을 넘는 행동이 하룻밤 사이에 일어나지 않는다. 오랜 시간을 걸쳐서 가해자의 행동을 목격하고 본인도 어쩔땐 학대를 당하면서 학대하는 법을 배운다. 

    이런 얘기들을 읽으면서 왠지 위로를 받는 달까? 내 어린 시절은 이들에 비하면 별 것 아니라는 느낌? 그리고 사회 불의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원리를 이해하는데서 오는 쾌감이 있다. 아는게 힘이니까. 위에 언급한 남자들이 다 유태인이라는 것도 흥미롭다. 유태인인 맥스는 나의 성급한 일반화에 동의하지 않지만. 일반적인 남성 혐오는 커질지언정, 다행히 맥스는 내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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