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등감

남의 표정에 민감한 것과 연관된 것으로, 완전히 중립적인 상황을 부정적으로 해석하는 경향도 있다. 자신감 부족과 우울증 등으로 인해, 현실을 왜곡하는 건데, 심하면 과대망상, 노이로제 neurosis 수준이 될 수 있다는 걸 최근에 직접 겪었다. 통역 훈련에서 중요한 부분이 자동차 보험, 건강 보험, 의료 등 각 분야별 전문 용어를 영어와 한국어로 자유자재로 통역하는 거다. 그래서 매일 선생이 학생들을 돌아가면서 용어 2-4개씩 물어보고 성적을 기록한다. 나는 주어진 단어 목록을 꾸준히 공부했고 어휘력과 기억력이 좋은 편이라 한번도 막힌 적이 없었다. 그런데도, 왠지 남들보다 내가 맞춘 용어들은 항상 쉬운 것처럼 느껴지고, 심지어 트레이너가 내 실력이 낮은 것을 알고 일부러 쉬운 것만 물어보는건 아닌가하는 생각까지 했다. 3-4주가 지나면서 내가 틀리지 않은 건, 운도 아니고, 실력이라고 스스로 설득할 수 있게 됐지만, 이런 인지 사고 과정을 직접 겪으면서 내 자신이 안쓰러웠다.

 

It's amazing how our mind tricks us! 

 

오늘 감사한 것은, 빌딩 도어맨 중 호세 아저씨. 도어맨들이 여럿인데 나는 대부분 이름을 모른다. 그나마 가장 가까웠던 사람이 몇년전에 몸이 안좋아져서 그만둔 뒤로, 다른 사람들하곤 그냥 오며 가며 인사만 한다. 호세는 근무 시작한지 얼마 안돼서 우리 집에 뭔가 문제가 있어서 들른 적이 있어서 이름을 알았고, 내가 머리를 싹둑 잘랐을 때도 유일하게 comment했던 분이다. 오늘 빌딩에 들어오는데 택배가 있다며 가져가겠냐고 물었다. 며칠전에 손에 든게 많아서 나중에 가져가겠다고 했던 걸 기억하고, 나를 위해 일부러 들고 가기 좋게 가벼운 것들만 모아놓았다고 덧붙이는데 그 마음 씀씀이가 고맙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