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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ttitude Experiment
    Mexico 2024 - 2024. 2. 25. 04:38

    다양한 선인장을 보는 재미

    남편이랑 나랑 둘다 집에서 일하고 같이 여행다니다보니 거의 24시간을 붙어 지낸다. 요 근래 들어 느낀 것이, 내가 남편한테 잔소리를 많이 하고, 짜증을 잘 낸다. 물론 그의 단점이 셀 수도 없이 많아서이긴 하지만;;; 보통 그는 나쁜 뜻 없이 한 일을 내가 트집잡는 상황이 자주 생기니까 스스로 화를 내면서도 속으로 '어, 내가 좀 심한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건 또 다른 현상이랑 연관이 있는 것 같다. 집에서의 나와 바깥에서의 나의 행동이 다른 것. 이중인격이랄까? 다정다감한 가정에서 자라지 않아서 어릴 때부터 가족들한테 무뚝뚝하게 대하는게 자연스러웠다. 남동생한테 뭐 부탁할때, 절대 "-해줄래?" 안하고 항상 "-해(라)" 이런 식. 학교에서 사교성을 배우면서 '남'들한테는 무뚝뚝하지 않은 나의 이중적인 태도를 깨달았고, 친구 가족들이 소통하는 방식을 보면서 우리집이 많이 다르다는 것도 알게 됐다. 남편이랑도 9년을 같이 살다보니 가족이 되었고 "친절"하게 대할 필요성이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타지 생활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풀 유일한 상대라는 것도 큰 이유이고. 물론 이젠 서로 너무 잘알기에, 그가 나의 가시돋힌 말과 태도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진 않지만, 너무 자주 그러면 그도 화를 내고 그럼 나는 더욱 화가 나는 악순환이다.

    목요일부터 T가 아파서 매일 수의사한테 데려가고 스트레스 레벨이 치솟았다. 남편은 나만큼 세심하지 않은지라, T한테 무신경한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몇번 있었다. 평소 같았으면 짜증내고 비난했을텐데, 문득 그래봤자 좋을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생활이 지긋지긋하여 몇달 후에 한국으로 돌아가게 될지라도, 같이 사는 동안에는 인격적으로 대하자 싶었다. 그를 위해서라기 보단, 내가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시험/도전해보는거다. 오늘 아침에 그가 T 약 먹이는 걸 깜빡했는데, 그냥 조용히 넘어갔고, 불평하지 않고 혼자 수의사한테 냥이를 데려갔더니, 확실히 둘 사이의 tension이 줄어들고 서로 충돌하지 않으니까 마음이 좀 편안해졌다. 화는 참으면 쌓여서 폭발할 수 있으니, 처음부터 화를 내지 않는 것이 관건인데 수련이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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